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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국 한 송이

[2021-11-03 오후 5:36:00]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소국 한 송이 <이 선 중>

긴 손톱 긁어대며 바람은 불어대고
생채기 난 세상은 눈물로 아우성이다
비 그친 아침 마당에 소국 한 송이 피었다
몇 년 전 마당 한 켠
터를 잡은 가족이다
아내가 봄날부터 순례하듯 마음 주며
애들이 떠난 빈자리
가슴으로 키운 꽃이다

수백의 꽃봉오리 그 중에 한 송인데
태풍이 몰아치던 밤 등대처럼 불 밝혔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골목

꺼지지 않는 등불이었다

▲ 김민정 시조시인
이선중 시인의
소국 한 송이는 생활 주변의 작은 소재로 작은 꽃 한 송이에 대한 애정을 쓴 작품이다. 가을 스산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 피는 국화꽃, 그래서 예부터 국화꽃을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고 했다. 우리의 선조들은 찬바람 속에서도 추위와 서리를 견디며 꿋꿋이 피는 국화꽃을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표상으로 보았던 것이다.

첫째 수 초장, 중장에서는 바람 불고 상채기 난 힘든 세상에서 비 그친 아침마당에 핀 소국 한 송이의 상황을 보여준다. 어려움을 뚫고 피어난 꽃이니 얼마나 대견한가.

둘째 수에서는 마당 한 켠 터를 잡은 가족이란 말에서 화자의 따뜻한 감성이 배어 나오고, ‘아내가 봄날부터 순례하듯 마음 주며/ 애들이 떠난 빈자리/ 가슴으로 키운 꽃이다라는 말에서 소국에 대한 애틋함과 함께 그 소국과의 깊은 인연을 표현하고 있다.

셋째 수에서는 그 작은 국화 한 송이는 수백의 꽃송이 중에 하나인데 태풍이 치던 날 밤 하필 피었기에 더 애틋하게 생각된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골목/ 꺼지지 않는 등불이었다는 표현 속에 그 작은 꽃 한 송이에 대한 애정과 희망이 듬뿍 들어 있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소국 한 송이에 대한 사랑이 잔잔하게 깔려 있는 작품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시인의 따뜻한 성품까지 드러나게 한다. 바야흐로 국화의 계절이기도 하고 산에는 구절초가 많이 피어 있기도 하다.

작가는 2018년 상반기 서정과 현실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창원대 인문대학 문학박사이며 겸임교수이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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